지난 6월 2일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 책방연합이 기자회견을 열고 ‘배다리 아트로 조성사업‘을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누구 한사람 지켜보지 않았고 인적이 끊겨 결국 우범지역으로 전락한 동인천 여인숙 골목 일대를 대상으로 3년여에 걸쳐 추진된 (아트스테이 1930 조성사업)은 인천 동구청의 중요한 문화사업이었고, 결과적으로 모든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이 사업이 문화 복원의 큰 족적을 남겼다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가운데 비좁은 공간을 문화 명소로 탈바꿈시키기까지 동구청 관계자들의 수고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한편 예원예술대 정창이 교수는 유서 깊은 가구학교 교장으로 활동하며 체득한 나무와 공간에 대한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목조 여인숙을 개축하는데 적극적으로 조언하며 도움을 주었다. 정창이 교수는 앞서 동인천 싸리재에 방치되어 있던 창고를 재정비하여 프로젝트 문화공간 잇다스페이스를 오픈한 이력을 갖고 있다.
잇다스페이스는 애초에 동양서림이란 간판만 달려 있었을 뿐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한 폐허였다. 그런데 정창이 교수는 문화 씨앗을 뿌리는 농부가 되겠다는 비전을 품고 연고도 없는 이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한국미술협회 회원들과 금보성아트센터 작가들이 프로젝트 문화공간 잇다스페이스 설립에 팔을 걷고 나서서 힘을 보탰다. 그후 도시재생과 관련하여 다양한 국내 지자체와 일본 호주 미국 독일 등 외국에서 많은 분들이 현장답사차 방문했다. 지난 8여년 동안 한주도 쉬지 않고 진행된 전시, 체험학습과 문화나눔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 작가는 수백명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전시를 유치하고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잇다스페이스는 인천에서 꼭 가 보아야 할 공간으로 발돋움했다. 그후 싸리재 지역에는 하나 둘 카페, 베이커리, 식당 등이 생기고 새로운 문화거리를 형성했다. 이런 변화의 저변에는 문화용병을 자처하며 침체된 구도심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문화공간을 만든 정창이 교수의 헌신과 역할이 있었다는 것은 두루 인정받는 사실이다.
인천 동구청의 문화공간 아트스테이 1930을 정창이 교수가 맡은 지 9개월 정도가 지났다. 그 짧은 기간에 전국으로부터 500여 작가가 참여한 전시를 유치하고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성과다. 이런 놀라운 성과가 오히려 정창이 교수에 대한 시기와 질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 책방연합은 벽화를 그리는 동안 아무런 말도 없다가 벽화가 완성된 후에 정창이 교수를 몇차례 불러 벽화제작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에게 항의하다가 급기야 6월 2일 오전 11시 배다리 책방거리 소재 아벨전시관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동구와 ‘잇다 스페이스’는 주민 상의 없이 진행한 ‘배다리 아트스테이 1930 진입로 경관 개선을 위한’ <배다리 ART路 조성사업>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골목길의 공공적ㆍ공유적 성격을 복원해 달라”고 촉구하며 “더불어 여인숙 리모델링 건물을 민간 ‘위탁’이 아닌 ‘임대차’로 결정하고, 남은 리모델링 예산 또한 이런 식의 ‘골목길 사업’을 통해 개선과 효과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킴으로써 예산 낭비라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 담당자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같은 기자회견에서, “지속가능한 역사ㆍ문화ㆍ생태 공동체를 지향하는 배다리마을이 이러한 불미스런 일로 계속해서 회자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으며,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스스로 느끼고 해결해주는 모습을 여전히 바라고 있다”며 “다만 저희들의 이러한 요구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 사업을 비롯한 배다리 관광지 조성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청구를 비롯해 경우에 따라 그 이상의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문화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중상모략 하지 못하도록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정창이 교수에게 인신공격을 가한 이들과 왜곡된 정보로 정창이 교수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들을 찾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고, 담당 공무원들의 공적인 업무수행을 폄하하며 거짓으로 주민들을 선동한 사실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 다시는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본색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벽화를 그린 작가에 대한 인격모독과 이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 책방연합이 진심 어린 사과와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필요한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 책방연합에 따르면 인천 동구(관광체육과 관광진흥팀)와 ‘잇다 스페이스’는 지난 해 11월 말부터 12월 말(실제 작업 기간은 금년 2~3월)까지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금곡동 10-14번지)로 이어지는 3개 구간의 골목길 112M에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 진입로 경관 개선을 위한” <배다리 ART路 조성사업>을 실행했다. “<아트스테이 1930>의 경우 그 부지 및 경계가 분명하고, 나머지 골목길은 공적ㆍ공유공간으로서 인접 주민들을 포함한 모두가 자유롭게 각자의 방식대로 이용하는 곳”이라며 “이곳에 대한 접근 및 특정 용도로의 활용은 다수 구성원들과의 소통 및 협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구와 ‘잇다 스페이스’는 이곳 골목길을 ‘골목 안에 위치한 <아트스테이1930>의 지리적 접근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추진해 특정 업체만을 위한 공간으로 ‘사유화’시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동구청과 아트스테이1930 정창이 교수가 작업한 골목길 벽화가 주민 허락없이 과연 가능했을까? 묻고 싶다. 주민의 사유재산인 벽에 벽화를 작업하는 것이 주민 동의 없이 이루어 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하였다며 거짓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정창이 교수를 모략하는 것은 분명 명예훼손이다. 골목은 여전히 주민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있다. 통행에 어떠한 제한이나 방해도 없다. 모든 사실이 시민들에게 올바르게 알려져야 한다.
이러한 큰 족적을 남긴 문화사업에 대하여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 책방연합은 “결과적으로 동구가 이곳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주민 및 방문객들에게 ‘전시와 숙박 및 문화체험의 기회 제공’ 등 공공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애초의 취지 및 목적과는 달리 변질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의 임차를 받은 <아트스테이1930>은 배다리 내 여타의 문화공간 및 가게와 비교하여 운영 구조와 성격 면에서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상생’이 필요한 마을 경제 생태계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또한 한 가지 간단한 예만 들어도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다. 지난 9개월 동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500여명이 넘는다. 모두 무료전시였다. 동구청 주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변질되었다는 것인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얄팍한 지식으로 눈에 보이는 현상만 쫓는 이들이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가 근대 문화사에서 잊혀 질 수도 있었던 빨래터를 복원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잇다스테이1930 추진은 인천 동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차원에서 근대사 복원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런 것이 공공성 아닌가?
내가 그동안 경험한 정창이 교수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속이고 사리사욕을 취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창이 교수는 문화를 통해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 비전을 위해서 상당한 희생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은 예술문화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되는 사람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