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자주 보는 TV프로그램이 생겼다. ‘시니어모델’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인데 50세가 넘은 중년에 모델 오디션이다.
첫 회부터 마지막회가 다가오기까지 등장하는 많은 중년 혹은 노년의 ‘어른’들을 보며 나는 저 나이가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부터 가끔은 울컥하는 감정도 느끼곤 한다.
나이 어린 아이돌 경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세월과 인생의 노곤함이 그들에게선 보였다. 그러나 50세에서 최고령자인 72세의 여자 모델분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여전히 ‘일’을 하고 있었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
청년실업률이 심각하고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문제가 되는 여성들 또래의 시선에서 시니어 모델을 본다는 것은 인생의 긴 여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인생의 절반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을 돕는 서울시의 프로그램 ‘50플러스(+) 사업’은 40세 이후의 인생 설계 교육과 일·활동 지원, 중장년 세대 당사자가 교육을 받고 다시 강사가 되는 당사자 지원의 중장년 대상 사업이다.
인생의 전환을 준비하는 세대들의 문화, 예술, 건강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며 마흔 이후 다가올 인생의 후반기 삶을 준비해야 하는 필요성을 알리고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의 전환과 이 세대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 취미가 새로운 일·활동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마련하는 것에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더해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고 온라인 교육 강화로 안전한 교육 문화를 정착하고 혼자가 아닌 ‘같이’의 신문화를 조성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번 서울시 강서구에 개소한 ‘강서50플러스센터’는 품격아카데미, 가정경제아카데미, 건강장수아카데미의 인생 설계 프로그램과 전직지원프로그램, 디지털·4차산업아카데미, 공동체문화조성, 강서지역특화의 일·활동 지원을 제공한다.
또한 개인지원에 그치지 않고 40~60대 퇴직자 및 퇴직예정자로서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결성을 목적으로 창업·단체설립을 준비하는 팀이나 단체와 협업해 주요인적자원을 관리하고 다양한 사업아이템 개발을 통해 센터 및 파트너 단체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 이에 공유사무실을 구성해 이용도 가능하다.
만 50세에서 만67세 서울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새로운 커리어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자리 지원도 함께하고 있으며 현재 강서50플러스센터에서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 65세 이상 도움이 필요한 지역주민에게 병원, 관공서, 공원 등을 동행하며 비응급, 비의료 동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서비스형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사회는 점점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노년의 시기가 길어지면서 그에 대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통계와 그래프로 표시되는 숫자 중 한 명이 아닌 개개인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노령화’, ‘노년이 길다’는 말로 그 삶을 결코 다 담을 수 없다.
숫자이기보다 인생, 많은 일과 만남, 이별을 겪은 그 세월이 쌓인 결과의 ‘나이’ 앞에 그저 주어진 시간을 사는 것이 아닌 사는 날까지 ‘나’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날들이기를 소망한다.
이에 인구고령화정책이라는 말에 묶인 제도가 아닌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지자체의 프로그램이 꾸준히 나타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