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집값이 난리도 아니다. 오죽하면 TV프로그램에서 ‘서울엔 내 집이 없다’고 하고 ‘구해줘 홈즈’라고 집을 찾아주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싸진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또 집값이 ‘적당하다’거나 ‘합리적’이라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서민에게 아니 국민에게 집값은 늘 비쌌고 집은 거의 ‘은행의 것’이었을 것이다.
이는 집값이 지금처럼 단기간에 오른 것은 비단 몇 년의 문제가 아니라 몇 십 년에 걸친 문제로 인해 생겨났으리라. ‘노블리스 오블리주’와는 거리가 먼 ‘부익부 빈익빈’이 주를 이루고 서민들은 점점 포기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이제 이 문제는 단순히 ‘집’의 문제가 아닌 취업율, 결혼율, 출산율, 육아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며 인구 감소의 문제를 생각하자면 또 ‘집값은 비싸고 임금은 작고’라는 문제부터 거론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에 ‘임대차보호3법’, ‘공공분양·임대주택 공급’ 등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떠한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진짜 평범한 임대인이나 세입자가 더 잘 알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에 자치구들에서는 어떠한 움직임이 있을까싶기도 하다. 물론 나라의 부동산에 자치구가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는 의문일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중요성이 점차 늘어가고 ‘한국판뉴딜’을 꿈꾸는 상황에서 정작 임대인과 임차인이 사는 자치구 혹은 지자체에서는 그들의 ‘주민’들을 위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정말 의문이다.
항간에는 이런 얘기도 있다. 투기나 시세차익과는 거리가 조금 먼 일반 임대인들도 무작정 언론에서 ‘전세값 폭등’이라는 기사를 접하거나 소히 부동산전문가들이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등의 글이나 보도를 접하고는 집값을 안올리면 ‘바보’가 되거나 손해를 볼 것 같아서 별 이유 없이 덩달아 집값을 올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말 그냥 남들이 올리니 나도 올리자라는 정도의 거품은 지자체에서 권고라도 할 수 있지 않는가. 적어도 임대인뿐만 아니라 세입자도 같은 주민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집값, 땅값이 오르고 오래된 주택보다 신축아파트를 지어 외관상 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것보다 주민이 안정되게 생활하고 삶을 누릴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지역의 더 중요한 몫은 아닐까 생각된다.
신혼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곳이 많다. 왜 그들은 어디에서 그들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보다 어디가 집값이 싸고 적당할까를 먼저 고려해야 할까.
임대인도 세입자도,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1가구 세대주도 모두가 상식적인 ‘집’에 대한 개념을 가지는 나라가 되기를 바래본다. 그 앞에 주민들과 밀접한 지역에서 ‘돈’ 보다 먼저 그들의 ‘개념’을 책임져주는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