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2개월에 한 번꼴로 부동산 관련 대책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이다. 과열 지역을 규제로 묶고, 다주택자 세 부담을 높이고, 대출을 어렵게 하는 등 온갖 규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효과는 어떠한가? 끊임없이 나오는 대책들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아닐까 한다.
필자도 2018년 8·2 부동산대책이 나왔을 때 정부정책을 믿고 서울집값이 하락 될거라고 철썩같이 믿어 왕십리 뉴타운 아파트를 팔고 공기 좋은 곳에서 평생을 살기 위해 용인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을 하는 반면에 이사 온 아파트는 살기가 너무 불편하였다. 이유는 도로와 교통이 문제였다.
서울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니 단지 안에서는 살기 좋지만 어쩌다 서울에 볼 일이 있으면 이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필자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서울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본다. 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로’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철도, 도로, 물류센터OUT 등 지역적인 현안문제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살고 있는 주민이 움직여야 한다.
나의 경우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해결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가기 시작했다.
용인시는 지역 현안에 대해 4000명이 인터넷에 동의할 경우 시장님 면담이 가능하다는 말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관이 있었다. 스마트폰은 사용하지만 본인인증 절차가 힘들어 하는 어른신들이 계셨다.
그래서 젊은 입주민들이 삼삼오오 거리로 나와 봉사를 시작해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2299명 동의에 그쳤던 것이 20일부터 11일 동안 길거리로 나와서 봉사를 했더니 4271명 최다 동의를 받아내서 용인시장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시장님 면담과 더불어 321 지방도 조기 확장을 위해서 경기도청 담당자와 건설교통위원회 조재훈 위원장의 미팅도 진행하게 되었다. 단기계획으로 한숲시티에서 용인으로 나가는 도로 약 18km의 구거부지(갓길)를 도로로 편성해 3~4차선으로 확장해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당시 주민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이들의 도움도 컸다. 경기도 의회 조재훈 위원장은 건설국 팀장에게 빠르게 계획안을 체크해 예산안을 올리라고 제안하고 추경을 해서라도 바로 집행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동네 아주머니 몇 명이 온 것이라고 치부하지 않고 귀 기울여 주고 담당자들까지 배석해주셨다. 경기도 방문 후에는 도청과 시청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입주민 간담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힘써줬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물류센터 준공 문제, 82번국도 4차선 개통, 남사물류센터 준공 전 지방도 321호선 4차선 확장, 84번 도로와 321번 도로 연결, 효율적 차량 운행을 위한 과속 방지턱 정비, 광역버스 신설, 전철 2개 노선과 고속철도 1개 노선 신설 등에 관하여 함께 논의 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 측 요구 중 84번 도로와 321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을 연결하도록 하고 한숲 시티에서 서리 터널 구간을 지나 처인성로와 백자로 만나는 지점까지 가변 3차로로 운영 하는 부분이 논의가 되었다.
이러한 주민주도형 상향식 도시 개발 방식이야말로 현실이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는 진정한 지방분권시대에 맞는 도시 개발 방식이 아닐까 한다.
탁상 행정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생각하는 도로교통 정책이야 말로 살아있는 정치 아닐까 한다.
주민이 직접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의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것에 귀 기울여주는 지방의회 의원들이 있을 때 지방이 살기 좋아지고 지방이 살기 좋아져야 서울아파트 가격 안정화가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숲맘 박지선 칼럼니스트
한숲5단지 발전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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