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시작되고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미세먼지가 많이 줄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미세먼지 농도부터 확인하고 어린이집에서 필수 수업내용이 될 만큼 미세먼지는 이미 일상이 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로 어찌된 일인지 공기가 맑아지기 시작했고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로 세계가 멈추자 곳곳의 자연이 되살아나기도 했다는 보도들을 접하기도 했다.
가을. 맑은 하늘과 선선한 공기가 사람들을 야외로 이끌었다. 물론 코로나 상황으로 마음껏 나들이를 다닐 수는 없지만 깨끗한 공기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마저 들었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관악산과 북한산에서 밤사이에 생성되는 맑고 차가운 공기가 서울 도심으로 흐를 수 있도록 ‘바람 길’을 열어주는 숲을 하천과 도로변에 만든다.
관악산-안양천 일대와 북한산-우이천 일대 2개소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만드는 ‘도시 바람길 숲’은 최적의 바람 길을 찾기 위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이동경로를 시뮬레이션해 대상지를 선정하고 각 대상지별로 적합한 조성 모델을 반영했다.
‘도시 바람길 숲’은 산림의 신선한 공기가 도심 방향으로 흐르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바람생성 숲’, 산림-도심을 연결하는 통로에 공기정화 식물을 식재하는 ‘연결 숲’, 공원 조성, 옥상·벽면 녹화 등으로 도심에 조성하는 ‘디딤·확산 숲’의 세 가지 유형으로 조성된다.
바람이 지나가는 서울을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정화되는 기분이다. 그만큼 맑은 공기가 그리웠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마저 아침에 눈을 떠서 “엄마 오늘은 미세먼지가 있어요?” 하고 묻고 그러면 엄마는 미세먼지농도측정 어플을 통해 오늘의 ‘공기’를 확인하고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이라고 알려주면 그 어린아이는 다시 “그러면 오늘은 놀이터에 갈 수 있겠지요? 야호!”하는 그런 세상.
요즘 유행하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처럼 지금 어른들의 어린 시절에는 그때에는 미세먼지를 확인하고 놀이터에 가는 일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공상과학만화를 그리던 그 때에 까만 공기와 캡슐 속의 도시를 그려보긴 했어도 정말 그게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도시 바람길 숲’으로 인해 하천과 가로변 총 51km에 46만여 주의 수목을 심어 선형의 녹지축이 완성되는데 산벚나무, 상수리나무 등 서울시가 정한 미세먼지 저감 수종이 심겨질 계획이다. 이 나무들은 미세하고 복잡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하고 가지와 나무줄기는 이동하는 미세먼지를 차단한다.
또한 도심 내 공원이나 건물 외벽 등을 활용해 소규모 숲을 조성하고 기온 차로 인한 미풍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줄여나간다고 한다.
이로써 여름 한 낮의 서울도심 평균기온을 3~7°C 낮춰 시민들에게 폭염 피난처를 제공하고 공기정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산림청과 협업해 총 170억 원(국비 85억원, 시비 85억원)을 투입해 11월 중 숲 조성을 시작하고 2021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산림청의 이 협업이 미세먼지 저감조치의 실질적인 시작이 되길 바라며 수도권의 공장들과 모든 차량소유자들의 협력으로 우리 아이들이 어느 때나 놀이터로 뛰어갈 수 있는 환경을 선물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