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이며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 이런 의미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는 요즘이다.
국가의 주권이 정말 국민에게 있다면 국민들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0월은 2020년도 국정감사가 이뤄졌다.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해 행하는 감사인 국정감사를 보면서 이런저런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사람이 살아가는 가운데 감사하지 않은 곳도 없지만 또 문제가 없는 곳도 없다. 그에 따라 개개인의 의견이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국정감사라는 어찌 보면 나와 크게 상관없을 듯한 이야기, 혹은 체감이 어려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쉽게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산책하는 공원, 그 공원의 운영, 또는 우리가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가격이나 주민센터에서 발급받는 모든 서류들 바로 그런 것들이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정책·관리 중 하나라고 생각해보면 마냥 어려운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다.
필자는 근간 ‘어린이대공원이 마냥 적자운영이라서 그 좋은 공간에 대한 존치여부가 불분명하다’더라는 주민들 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이들과 또 가족들과 자주 산책을 다니던 곳이라서 ‘설마 어린이대공원이 문을 닫는 것은 아니겠지? 그럼 그 넓은 땅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물어볼 사람이 딱히 없었다. 이것을 가지고 구청 혹은 서울시에 직접 전화해서 문의하기는 또 조금 그랬다. 그렇게 그냥 ‘알아서들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나갈 무렵 ‘민주주의서울’ 이라는 플랫폼을 알게 됐다.
서울시는 ‘민주주의서울’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며 어떠한 정책이나 조례 등의 신설을 시민들에게 직접 묻고 토론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민이 직접 제안하는 정책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반가운 질문을 보게 됐다. ‘어린이대공원 일부 공간 팔각당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라는 내가 궁금했던 곳에 관한 제안이 있었고 여러 의견들이 오가는 온라인 토론이 한창이었다.
알고 보니 1973년 개장해 50년이 바라보는 어린이대공원에 대한 서울시의 재조성 계획 연구가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어디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이야기가 흘러왔을 것이고 결국 주민인 내 귀에는 ‘적자운영’으로 까지 들려졌는데 온라인플랫폼으로 확인해보니 걱정거리가 아닌 더 좋은 곳으로 재조성하기 위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런 정보 혹은 제안을 시민이 직접 듣고 물론 온라인이라도 전 연령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정책공간이 심히 반가운 마음이었다.
그래서 결국 어린이대공원의 팔각당은 시민토론과 투표를 거쳐 동요체험전시관으로 조성될 계획이 확정됐고 이어 층별 활용방안이 마련돼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거창하고 국정, 조례와 같은 단어들이 멀게 느껴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시민’들이 되어야 한다. ‘시민’은 국회·국정의 직업을 두지 않은 각자가 가진 분야의 전문가다.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눠 가장 중심이 될 방안을 마련하고 토론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상식적인 기준으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민주주의가 아닐까.
‘민주주의서울’과 같은 플랫폼이 더 많은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협력으로 활성화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