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추운날 밖에서 놀다가 집에 들어오면 석유난로 위의 주전자가 보글보글 끓던 것을 기억합니다. 특히 어떤 날은 계피향 때문에 어떤 날은 생강냄새로 코를 막았던 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 냄새가 참 그립습니다.
한의원에서 한약을 달이다 보면 내가 맡아도 정말 향이 좋은 처방들이 있습니다. 한약을 지으면서 각 약재의 향기를 맡고 만지고 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약이 달여지면 내원하시는 환자분들께서도 “한약 향기가 참 좋다”고 말씀을 해 주십니다.
향기가 한의원 가득히 퍼지고 퇴근해서 집에 가면 아이들이 저를 반기면서 안아줍니다. 그러고는 꼭 하는 말이 “아빠에게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무슨 냄새냐고 물으면 “그냥 좋은 냄새”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향수냄새인가 했는데 한약냄새가 저도 모르게 몸에 옷에 베여서 그랬나 봅니다. 그 중에 계피가 함께 들어가면 향기가 더 그윽해지는데요. 이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도 호사 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오늘은 이 계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계피는 후추, 정향과 함께 세계 3대 향신료 중 하나라고 하지요. 그 맛이 맵고 달아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건강과 입맛을 사로잡아 왔습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정과를 끓여 차게 마시거나 생맥산으로 끓여 마시면 더위로 지친 몸이 금새 회복되기도 합니다. 민간요법으로 계피가루와 꿀을 으깨어 뜨거운 물에 잘 타드시기도 합니다. 꿀과 계피가 모두 호흡기에 좋은 약재들이기에 겨울철에 타 드시면 더 좋을 것입니다.
계피는 한의학에서 주로 하초인 하복이 냉한 사람들의 증상에 다용해왔습니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허리가 아프거나 아랫배가 찬 부인과 질환에서부터 감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증상들에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손발이 냉한 분들, 위장이 냉한 분들의 복통 설사에도 주로 쓰는 약재입니다. 계피는 열성 약재이기에 몸에 열이 있다고 못쓰는 것이 아닙니다.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서 쓰면 항상 상열감이 많은 분들이나 두통이 자주 오는 분들에게 쓰면 증상이 금방 사라지기도 합니다.
지금 코로나가 대유행을 앞두고 있어서 모두들 건강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예방수칙만 잘 지킨다면 큰 무리없이 지나갈 것 같습니다.
감기가 유행하는 겨울철, 특히 코로나19로 민감하고 실내생활이 많은때입니다. 실내에 계피차를 끓여서 좋은 향기로 기분도 업시키시고 계피차도 한잔 하시며 몸도 마음도 면역력도 올리는 것이 어떨까요? ☞ [주민건강칼럼] 겨울철 감기 예방법 기사보기
좋은 향기는 기분을 업시키고 두뇌를 편안하게 합니다. 두뇌가 편안하면 마음과 정서도 편안해지고 면역력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늘 뜨거운 계피차 한 잔 어떠세요?
윤용식 다옴한의원 원장
동의대 한의과대학
동의의료원 수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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